
베센트 장관, 회기 종료 전 의회 조치 촉구
스콧 베센트 미국 재무장관이 암호화폐 규제 법안 처리를 두고 의회에 속도를 내달라고 촉구했습니다. 베센트 장관은 수요일 상원 재정위원회 청문회에 출석해 디지털 자산 시장 투명성 법안, 이른바 Digital Asset Market CLARITY Act 통과가 필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이날 청문회는 행정부의 2027 회계연도 예산안을 논의하기 위해 열린 자리였습니다. 하지만 베센트 장관은 예산 문제와 함께 암호화폐 규제의 중요성도 강하게 언급했습니다. 그는 의원들에게 CLARITY 법안을 지지해 달라고 요청하면서, 여름이 끝나기 전에 법안이 통과돼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그가 강조한 핵심은 명확했습니다. 미국이 디지털 자산 산업에서 뒤처지지 않으려면 연방 차원의 규제 체계가 필요하다는 것입니다. 베센트 장관은 미국을 “세계 혁신의 중심지”로 만들기 위해서는 암호화폐 산업에 대한 명확한 규칙이 마련돼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지금까지 미국 암호화폐 시장은 규제 불확실성이 큰 환경에 놓여 있었습니다. 어떤 토큰이 증권인지, 어떤 자산이 상품인지, 거래소와 발행사가 어떤 책임을 져야 하는지에 대한 기준이 명확하지 않았습니다. 이 때문에 기업들은 사업 계획을 세우기 어려웠고, 투자자들도 법적 보호와 시장 신뢰 문제에서 불안감을 느껴왔습니다.
시간이 많지 않은 의회 일정
시기가 중요합니다. 앞으로 몇 달 동안 미국 의회는 예산 협상과 11월 중간선거라는 큰 정치 일정을 앞두고 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는 단독 법안을 처리할 수 있는 시간이 점점 줄어들 수밖에 없습니다.
CLARITY 법안은 지난 5월 상원 은행위원회에서 여야 합의로 15대 9로 통과됐습니다. 수개월 동안 이어진 협상 끝에 나온 결과라는 점에서 의미 있는 진전이었습니다. 의원들은 지난 1년 동안 이 법안 통과를 위해 논의를 이어왔고, 해당 법안은 연방 차원에서 처음으로 디지털 자산 산업의 시장 구조를 규제하는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법안의 목적은 비교적 분명합니다. 암호화폐 시장에 적용할 기본 규칙을 만들고, SEC와 CFTC 등 규제기관의 역할을 정리하며, 투자자 보호와 시장 투명성을 높이는 것입니다. 지금처럼 기관별 해석이 엇갈리는 구조에서는 기업도 투자자도 불확실성을 피하기 어렵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상원 통과까지 가는 길은 여전히 쉽지 않습니다. 스테이블코인 보상 문제, 소프트웨어 개발자 보호 조항, 그리고 트럼프 대통령의 암호화폐 사업과 관련된 이해 충돌 논란이 계속 쟁점으로 남아 있습니다. 특히 스테이블코인 보상 문제는 은행권과 암호화폐 업계의 이해가 충돌하는 민감한 부분입니다.
은행권은 스테이블코인 보상이 예금 유출을 부추길 수 있다고 우려합니다. 반면 암호화폐 업계는 사용자 혜택과 시장 혁신을 위해 일정한 보상 구조가 필요하다고 주장합니다. 소프트웨어 개발자 보호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개발자를 어디까지 책임 주체로 볼 것인지에 따라 오픈소스 개발 환경 전체에 영향을 줄 수 있습니다.
암호화폐 기업들이 원하는 것은 명확한 규칙
베센트 장관은 위원회에서 “미국의 모범 사례를 국내로 도입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며, 미국을 세계 혁신의 중심지로 만들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이 발언은 단순히 규제를 강화하자는 뜻이라기보다, 시장이 예측 가능한 틀 안에서 움직이게 하자는 의미에 가깝습니다.
코인베이스, 서클, 리플 등 주요 암호화폐 기업들도 CLARITY 법안을 지지하고 있습니다. 이들 기업은 투자자 신뢰를 높이고 미국 내 사업 환경을 안정시키기 위해 명확한 규정이 필요하다고 보고 있습니다.
규제가 전혀 없는 시장이 기업에 항상 유리한 것은 아닙니다. 오히려 장기적으로 보면 명확한 규칙이 있는 편이 사업 확장에는 더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어떤 행위가 허용되고, 어떤 부분이 금지되는지 알 수 있어야 기업도 상품을 만들고 투자자도 판단을 내릴 수 있습니다.
특히 미국은 글로벌 금융시장의 중심입니다. 미국이 디지털 자산 규제 체계를 제대로 마련하지 못하면 관련 기업과 자본이 해외로 이동할 수 있다는 우려도 있습니다. 베센트 장관의 발언은 이런 흐름을 막고, 암호화폐 산업을 미국 안에서 제도권으로 끌어들이려는 의도가 담긴 것으로 보입니다.
비트코인 보유량: 전진하고 있지만 속도는 느리다
베센트 장관은 전략적 비트코인 준비금의 현황에 대해서도 언급했습니다. 다만 표현은 상당히 신중했습니다. 그는 “우리는 모든 것을 신중하게 진행하고 있으며, 이 복잡한 과정을 진행하는 동안 최선의 관행을 적용하여 미래에도 지속 가능한 기반을 마련하고 있습니다.”라고 말했습니다.
핵심은 진행은 되고 있지만, 빠르게 발표할 단계는 아니라는 점입니다.
이런 신중한 어조는 이전의 기대와는 조금 다릅니다. 지난 5월 초 백악관 고문이자 대통령 디지털 자산 자문위원회 사무총장인 패트릭 위트는 컨센서스 마이애미 2026에서 준비금 관련 발표가 “향후 몇 주 안에” 있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하지만 6월에 들어선 지금, 베센트 장관은 이 과정을 임박한 발표라기보다 복잡한 절차로 설명하고 있습니다.
비트코인을 국가 차원의 준비자산으로 관리하는 일은 단순하지 않습니다. 보관 방식, 회계 처리, 법적 권한, 매각 제한, 기관 간 역할 분담, 보안 체계까지 모두 정해야 합니다. 특히 비트코인은 디지털 자산이기 때문에 개인키 관리와 해킹 위험도 중요한 문제입니다. 정부가 보유한 자산이라고 해도 관리 체계가 허술하면 신뢰를 얻기 어렵습니다.
전략적 비트코인 준비금의 법적 기반
이 준비금은 2025년 3월 6일 행정명령으로 설립됐습니다. 재무부가 몰수한 비트코인으로 자금이 조달되는 구조입니다. 즉, 정부가 공개시장에서 새로 비트코인을 사들이는 방식이라기보다, 범죄 수사나 민사·형사 몰수 절차를 통해 확보한 비트코인을 국가 준비금으로 관리하는 방식입니다.
현재 연방 정부는 약 328,372 BTC를 보유하고 있으며, 현재 가격 기준 약 250억 달러 상당으로 추정됩니다. 이 수치가 맞다면 미국은 알려진 국가 단위 보유 주체 중 가장 큰 비트코인 보유국입니다.
다만 법적 기반은 아직 완전히 단단하다고 보기 어렵습니다. 행정명령은 대통령 권한으로 만들 수 있지만, 다음 대통령이 다시 서명 한 번으로 바꾸거나 폐지할 수도 있습니다. 전략적 비트코인 준비금이 장기적인 국가 정책으로 자리 잡으려면 의회의 법제화가 필요합니다.
이 부분이 중요합니다. 행정부의 의지만으로는 준비금 정책이 영구적으로 유지되기 어렵습니다. 의회가 법률로 뒷받침해야 다음 행정부에서도 정책이 쉽게 흔들리지 않습니다. 그래서 CLARITY 법안과 전략적 비트코인 준비금 논의는 별개의 주제처럼 보이지만, 결국 같은 방향을 향하고 있습니다. 미국이 디지털 자산을 제도권 안에 어떻게 편입할 것인가 하는 문제입니다.
말은 빠르지만 실행은 느리다
종합적으로 보면, 베센트 장관의 발언은 행정부가 암호화폐 규제와 비트코인 준비금 모두에 관심을 두고 있음을 보여줍니다. 방향성은 분명합니다. CLARITY 법안을 통과시키고, 전략적 비트코인 준비금도 신중하게 진행하겠다는 것입니다.
문제는 속도입니다.
법안은 상원 은행위원회를 통과했지만, 최종 입법까지는 아직 갈 길이 남아 있습니다. 본회의 처리, 하원과의 조율, 세부 조항 협상까지 넘어야 할 단계가 많습니다. 전략적 비트코인 준비금도 행정명령으로 출발은 했지만, 실제 운영 방식과 장기적인 법적 안정성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습니다.
암호화폐 업계는 미국 정부의 움직임을 긍정적으로 보고 있습니다. 하지만 동시에 “언제 실제 규칙이 확정될 것인가”라는 질문은 여전히 남아 있습니다. 기업은 명확한 규칙을 원하고, 투자자는 보호 장치를 원하며, 정부는 혁신과 금융 안정성 사이에서 균형을 잡아야 합니다. 이 세 가지를 동시에 맞추는 일은 쉽지 않습니다.
베센트 장관의 이번 발언은 미국 암호화폐 정책이 중요한 전환점에 있다는 점을 보여줍니다. 여름이 끝나기 전 CLARITY 법안이 실제로 통과될 수 있을지, 전략적 비트코인 준비금의 구체적인 운영 방안이 언제 공개될지는 앞으로 시장이 주목해야 할 핵심 변수입니다.
지금까지 나온 신호만 보면, 미국은 디지털 자산을 무시하거나 배제하기보다 제도권 안으로 끌어들이려는 방향으로 움직이고 있습니다. 다만 발표와 실행 사이의 간격은 여전히 큽니다. 투자자와 업계 관계자들은 법안 처리 일정, 백악관의 추가 발표, 재무부의 준비금 관리 방침을 계속 확인할 필요가 있습니다.
면책 조항: 본 글은 정보 제공 목적으로만 작성되었으며, 금융 또는 투자 자문으로 간주될 수 없습니다. 암호화폐 및 디지털 자산 시장은 상당한 위험을 수반합니다. 투자 결정을 내리기 전에 반드시 직접 조사하십시오.